공명 기억과 연결된 현재

광주시립미술관 · 광주광역시 북구 하서로 52 (운암동)

2025 광주시립미술관 민주인권평화전

공명 기억과 연결된 현재

《공명-기억과 연결된 현재》라는 전시의 제목은 2024년 한강이 노벨 문학상 수상 후, 스웨덴 한림원 에서 있었던 수상자 강연에서 모티브 삼았다.1 한강은 “세계는 왜 이토록 폭력적이고 고통스러운가? 동시에 세계는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두 질문 사이의 긴장과 내적 투쟁이 글쓰기의 동력이었다고 말한다. 또 5·18광주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 <소년이 온다>를 집필하기 전 “현재가 과거를 도울 수 있는가, 산 자가 죽은 자를 구할 수 있는가?”라는 자신의 의문에 대해, 5·18 자료를 조사하다 주어를 뒤집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즉,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죽은 자가 산자를 구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그것이다.

2024년 12월을 돌아보며 질문을 던진다. “세상은 왜 이렇게 위태롭고 불안한가?”, 그리고 “인간은 어떻게 이토록 대담하면서 자기희생적인가?” 계엄을 마주한 시민들은 두려움이 사라진 세상인 것처럼 행동했다. 2024년 겨울의 길거리는 음악과 춤, 퍼포먼스가 물결처럼 흐르고, 흥겨움이 넘치는 축제의 장이었다. 12월 14일 대통령 탄핵 결의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었을 때는 <다만세(다시 만난 세계)>를 부르며 환호했다. 단상 위에 올라간 기자들은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었고 관객들은 카메라를 향해 다양한 포즈를 취했다. 관객들 스스로가 주인공이었다는 사실이 입증되는 순간이었다.2 이번 전시는 인간 사회의 모순, 불평등, 부조리 등과 대척점에 있는 상식, 합리, 희망 등이 어떻게 역동적인 관계망 안에서 움직이는가, 두 계엄이라는 역사적 사건에서는 어떤 지점에서, 어떻게 공명하는가 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기획이다.

전시는 사운드-미디어 아트 다섯 작품과 음악을 주제로 한 아카이브전으로 구성된다. 현대 미술로 분류되는 사운드아트, 미디어아트 작품들은 두 역사적 사건을 중심에 두고 다양한 소리와 조형적인 화면들을 매개로 이야기를 펼친다. 작가들은 사람에 대해, 사회에 대해, 그 구성 요소들에 대해 말한다. 서사를 여러 겹으로 쌓고 때로는 가로지르는 통찰로, 때로는 주변을 때리는 은유로 두 계엄을 상기시킨다. 작품을 통해 조응이 일어나고 질문은 구체화되며, 개념은 명료해진다.

아카이브전은 1980년대 음악신(scene)과 2024년 12월 거리에서 시민들이 음악을 즐기던 공간을 소개한다. 80년대의 음악들은 통상 사용되는 분류로 ‘민중가요’에 속한다. 그러나 2024년 거리 현장에서 시민들이 어깨 걸고 함께 부르던 노래들은 민중가요, 개사곡, 외국곡, K-팝까지 실로 다채로운 장르의 음악들이었다. 이런 변화의 원인과 동력이 무엇일까? 질문은 이번 전시 전체를 관통하는 ‘저자의 재구성’이라는 또 하나의 주제로 연결된다. 문화 생산물에서 작가와 관람객(독자) 또는 생산자와 소비자(향유자), 그들 사이에 명확하다고 알려진 경계가 희미해지면서 무너져가는 현상에 대한 조명이다.

마지막으로 이번 전시는 전시장에서 다양한 음악을 재생한다. 전시장이 음악 감상에 적합한 구조는 아니지만, 전문적인 음향 시스템을 동원하였고, 유의미한 사운드스케이프를 완성하려 노력했다. 대형 콘서트장의 음질과는 비교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관람객들이 즐겁게 음악을 감상하기를 바란다.


전시명

2025 광주시립미술관 민주인권평화전 – 공명 기억과 연결된 현재

장소

광주시립미술관 본관 1, 2 전시실

일시

2025. 4. 18 – 8. 17. 화~일 10:00 – 18:00

휴관일

매주 월요일, 1월1일, 설날, 추석 당일

관람료

무료

전시설명

11:00, 14:00

주최

광주시립미술관

참여 작가

권혜원, 성기완, 신도원, 양민하, 임용현

홈페이지

https://artmuse.gwangju.go.kr

footnotes

  1.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의 강연 <Light and Thread, 빛과 실>의 끄트머리에 나오는 문장이 “In that way, the past and present are connected” 이다. ↩

  2. 조선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에서 기획한 좌담회 ‘12.3 내란 사태와 한국 사회’에서 전남대학교 최유준 교수는 이 장면을 “‘K-집회’의 사운드스케이프를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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