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화 오월초대전-자유 그리고 사유

갤러리 생각상자 · 광주광역시 동구 남문로 628

박종화 오월초대전-자유 그리고 사유

2001년 어느 겨울 밤, 광주의 인쇄 골목 부근 Bar에서 곽재구 시인의 ‘사평역에서’라서 시를 낭송하는 목소리를 듣고 ‘저 목소리의 주인공이 누굴까?’ 내면에서 궁금했던 그 날 이후, 민주광장에서 기타를 치며 처절한 몸부림으로 노래하는 그 목소리를 들었다. 가짜 세상에서 진짜로 살아보려는 몸부림, 자유를 향한 몸짓이 노래로, 시로, 붓글씨로 창작의 붓물로 터지는 민중가수 박종화!

그는 20대부터 민중시위 현장의 한복판에서 치열하게 노래를 만들고 부르며 그들과 어깨동무하며 아스팔트위에 있었다. 투쟁현장에서 싸움터에서 성정이 거칠어진 자신을 돌아보며 마음을 다스려 보고자 붓을 들었다고 한다. 더 자유롭기 위해서 흰 화선지 위에 흑빛 먹물을 붓에 묻혀 호흡을 가다듬고 일필하고 나면 답답했던 체증과 분노가 가라않는 것 같았다.

1991년 노래가 국가보안법에 걸려 감옥에 갇혔을 때, 문득 떠올랐던 어릴 적 기억은 그에게 붓글씨를 쓰게 한 계기가 됐다. 아버지가 쓴 글씨를 어린 아이 박종화가 따라서 쓰면 아버지가 10원씩을 주셨던 행복했던 기억은 감옥에서 붓을 들게 했다. 부당한 세상에서 속이 터질 것 같은 분노가 붓글씨를 쓰면 사라지고 숨이 깊어졌다. 붓글씨의 시작이었다.

노래는 호흡이고 시는 노래다. 붓글씨는 호흡이고 눈으로 듣는 노래다.

글씨를 쓰기 위해 어원을 찾아보고 한글 형상의 근원을 연구했고, 붓끝에서 상형문자처럼 한글이 그림이 되고 글씨가 되는 것도 작업의 즐거움이었다.

여러 전시회 중 2023년 국회의원회관의 로비에서 한글 소나무 대작전시를 했던 기억은 넓은 마당에서 춤을 추는 느낌이었다.

그림이 글씨가 된 작품들로 소나무 작품들이 향기를 품어내고 있었다. “아이고 지저분한 국회가 환해졌네.” 국회의원들은 소나무숲을 걷듯이 정화된다고 했다.

한글의 어원이나 뜻을 작품에서 발견할 수가 있었고, 우리말의 어원에서 상형을 발견하고 붓이 저절로 화선지위에서 움직일 때는 말할 수 없는 희열이 찾아왔다. 관객이 그 희열을 느끼며 공감할 때는 노래와는 다른 소리없는 내면의 공명이다.

“내 몸을 대신해서 내 목소리를 대신해서 내 눈빛을 대신해서 작품이 소통하는 것이다.”라고 하는 작가는 소통은 오로지 작품과 관객이 매번 새롭게 만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노래할 때는 무대에서 새롭게 만나고 서예 작품은 작가의 손을 떠나서 작가의 몸이 되어 관객에게 다가가는 것이다.

그는 일상생활을 하다가 어떤 시공간의 사건을 마주할 때, 삶의 전 과정이 내면에서 울렁거릴 때가 있다고 한다. 그 때 찾아온 영감과 깨달음으로 노래를 만들고 글을 쓰고 서예를 했다. 그것은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더 진실에 다가가게 하는 자유를 향한 몸짓이다. 더 자유롭기 위해서 더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서 더 다정하게 함께하기 위해서… 그래서 시위현장에서 노래하기를 멈추지 않았다.

어떤 야생적인 조건에서도 수천수만 명의 경찰들에 에워쌓인 위험한 현장에서도 민중이 부르면 달려가 노래했다. 그것이 그의 자유였기 때문이다. 그의 자유를 향한 걸음은 김남주를 보는 것 같다. 타협이 없다.

“경찰을 피해 환자복을 입고 위장해서 시위대를 위한 노래를 부르러 가기도 했고, 서울대 관악산을 넘어 현장에 들어가기도 했다.”

“젊은 시절은 살기 위해 살았지만 지금은 죽기 위해 산다. 그럴만한 나이가 되지 않았는가!”

이렇게 말하지만 박종화, 그는 청년이다. 늙지 않은 정신으로 아직도 거짓과 부당함에 저항하고 분노한다. 12.3계엄사태 이후, 광화문의 천막에서 노래하며 민중의 자유를 목이 터지게 외치는 청년의 분노가 그에게는 아직도 있다.

오월 특별전시에 세상의 부조리한 바람에 꺾이지 않는 시인이자 노래를 만들어 부르는 가수, 그리고 민중서예가 박종화 선생님을 모셨습니다.

박종화의 ‘자유와 사유’의 세계에서 깊을 숨을 함께 쉬고 내면의 공명을 느끼는 순간이 찾아오길 바랍니다.

갤러리생각상자 관장 주홍 모심


전시명

박종화 오월초대전-자유 그리고 사유

장소

광주광역시 동구 남문로628

일시

2025. 05. 02~05. 30

참여작가

박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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